안녕하세요,
20+년간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갔습니다.
그렇게나 익숙했던 동네를 뒤로하고 새로운 곳을 개척한다는 느낌으로 전입신고까지 해가면서 이사를 와버렸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음식(食)"입니다.
인간이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며 연명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의(衣)식(食)주(住)"이기도 하죠. 그리고 제가 바로 그 인간이고요.
흔히 식탐이 많은 사람을 "돼지"라 칭합니다. 하지만 사실상 식탐의 대가는 인간, 그 자체죠. 그리고 제가 바로 그 인간이고요.
저는 흔히 끼니를 채우는 "식사"라는 개념을 시간밥, "아침, 점심, 저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렇담, 먹고 싶을 때 마다 먹냐구요? 네, 먹고 싶을 때 마다 그냥 먹습니다. 반대로 말해, 먹기 싫음 안먹습니다. 음식에는 추억이 담겨있곤 합니다. 자신의 경험의 일부를 부여해 추억하고 싶은 것을 음식에 단지 투영하는 것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급식에 나오는 찐감자 보단 어릴 때 비오는 날에 하교 할 때 항상 엄마가 쪄주던 파실파실한 감자가 더 맛이 있는 법이죠.
이사를 오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밥을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식사에 환장하는 만큼 이 주변에 먹거리가 궁금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양식, 일식, 중식, 한식, 패스트푸드, 빵집은 정해놓고 살지 않습니까?
특히, 저는 디저트에 있어서 더 미치고 환장하는 편인데요. 티라미수가 맛있는 집, 마카롱이 맛있는 집, 롤케이크가 맛있는 집, 쉬폰 케이크가 맛있는 집 (...) 다 마음 속 하나씩 품고 살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 동네, 생각보다 맛이 없어요.
무척이나 그냥 맛이 없어요. 무엇을 먹어도 맛이 없어요.
제 입맛이 변했다? 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 20+년간 음식을 사랑했는데 지금 와서 변하면 무엇합니까.
맛있는 식당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도 없습니다. 이 근처는 다 음식과 식사가 맛대가리 없는 술집 밖에 없거든요.
다시 한번 말하자면, 정말 맛이 없습니다. 살기 위해서 먹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없어요.
요즘따라 들르는 가게마다 더 맛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혼자 스스로 "어째 요즘 [세상에서 제일 맛이 없는 음식] 탐방하는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이...] "없는"이라고 하기에는 "있는" 곳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있는"의 카테고리도 만들었지만 모르겠습니다.
과연 이 동네는 "없는"이 더 많을지 "있는"이 더 많을지, 알아보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만들었습니다.
뭐 아무도 읽지 않는 그런 블로그가 되겠지만, 혹여나 저의 포스팅이 (특히, "없음" 카테고리에) 음식점에 타격을 주거나 제가 욕을 먹을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알파벳 대문자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형평성을 가져가기 위하여 "있음" 카테고리 마저도 알파벳 대문자로 최대한 여물고 가겠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